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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후위기 현황

1. 기후위기 현황

1.1. 지구 평균 온도상승을 1.5도 이내로 막아야 하는 이유

2018년 IPCC 1.5도 특별보고서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온도상승을 1.5도 미만으로 제한하는 데 실패한다면 우리 세계는 ‘중대하고 위험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경고했다. 1.5도를 티핑포인트로 지정하며, 지구 평균 온도상승을 1.5도 내로 막기 위해 당장 행동해야 함을 이야기했다.
국제 연구기관 클라이밋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구 평균 온도상승을 1.5도 아래로 제한하는 것은 기후위기로 인한 가장 심각한 위험 요소를 줄이고, 기후위기에 적응할 여력을 얻을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다.

1.2. 1.5도 상승까지 남아있는 온실가스의 양, 탄소예산

◇ 탄소예산의 의미
MCC-berlin 홈페이지 캡처 MCC-berlin 홈페이지에는 1.5도, 2도까지 남아있는 탄소예산을 명시해두고 있다.
탄소예산(CO2 budget)은 지구 기온을 특정 온도 이내로 유지하기 위해 인류에게 배출 허용되는 온실가스 배출 총량을 말한다.
1.5도 이상 상승까지 5년 10개월이 남았다: MCC-berlin에 따르면 2023년 8월 기준 1.5도 상승을 막기 위해 남아있는 전 세계 탄소예산은 약 2,489억 톤이다. 현재 수준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면 1.5도 이상 상승까지 남은 시간은 약 5년 10개월이다.
◇ 탄소예산 소진이 되면, 2도 3도 이상 올라갈 수 있음
탄소예산을 다 소진한 시점에 바로 1.5도에 도달하지는 않는다. 기후는 원인에 따라 바로 결과가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지연 현상이 있기 때문이다. (ex. 정오에 햇볕은 가장 세지만 기온이 가장 높은 것은 오후 2~3시가 됐을 때) (출처)
‘산업 혁명 이전과 대비해 지구의 평균 온도가 1.5도 이상 오르면 지구가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탄소예산을 책정한 것인 만큼, 탄소예산을 넘어서게 되면 지구 평균 온도가 1.5도를 넘어 2도, 3도 이상 올라갈 수 있음을 의미함. (출처)

1.3.지구온도 상승은 얼마나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지

출처:기사 화면 캡처 Copernicus Climate Change Service
EU의 기후변화 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는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가 올랐다고 발표했다. (b) 그래프를 보면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기온이 1.5도 올랐음을 알 수 있다. 2023년에 일시적으로 산업화 대비 1.5도가 오른 것이다. 아직 파리기후협정이 깨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앞으로 산업화 대비 평균 온도가 수십년간 1.5도 이상으로 상승해야 파리협정 파기라고 할 수 있다.
세계기상기구는 2023년으로부터 2027년 사이에 지구 평균 기온이 66%의 확률로 1.5도를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2022년으로부터 5년 안에 1.5도 이상으로 상승할 확률이 50%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에서 1년 안에 올해 66%로 상승한 것이다. 1.5도 이상으로 오를 확률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3년 전, 2020년에는 2020년부터 5년 안에 1.5도까지 오를 확률을 20% 미만으로 예측했다.
세계기상기구는 2015년부터 2022년간, 관측 기록상 지구 온도가 높은 해 1~8위를 차지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용어 설명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1988년 설립된 국제기구이다. 전 세계 과학자가 참여, 검토해 발행하는 IPCC의 보고서는 기후위기의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고, 지역⋅ 국가의 기후정책 결정 과정을 지원하고,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 정부 간 협상의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IPCC의 제1차 평가보고서는 유엔기후변화협약채택의 근거자료로 제2차, 제5차 보고서는 각각 교토의정서와 파리협정 채택의 근거자료로 활용되었다.
임계값(티핑 포인트): 특정 현상이 폭발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해 더는 이전으로 되돌릴 수 없는 시기를 말한다. 티핑 포인트에 도달하면, 작은 변화로도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생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은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전보다 1.5도 이상 오를 경우를 인간이 지구 기후를 통제하기 불가능해지는 티핑 포인트로 지적했다.
파리협정: 파리 협정은 지구 온도 상승 1.5도를 막기 위한 첫 국제적 약속으로, 2015년 195개국이 합의한 국제기후변화협약이다. 파리협정에 가입한 국가들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하고,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5년 단위의 기후변화 대응 기본 계획도 수립해야 한다.

1.4. 온도 상승에 따라 잦아지는 기후재난

지구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며 기후재난은 높은 빈도,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다. 앞으로 기후재난의 현장들을 우리는 더 많이 경험하고 목격하게 될 것이다. 유엔 사무총장인 안토니우 구테흐스는 “지구온난화 시대가 끝나고, 지구 열대화 시대가 시작됐다.” 와 “우리는 눈을 크게 뜨고 재난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와 같은 이야기를 통해 더 적극적인 기후위기 대응과 ‘화석연료 퇴출’을 주장했다.
IPCC 6차보고서(제1실무그룹)에는 1.5도 상승 시에도 전례 없는 극한의 기후 현상이 증가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2도 상승 시에는 기후재난 발생이 최소 2배 증가, 3도 상승 시에는 4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유엔 재난위험경감사무국(UNDRR)은 1980~1999년 발생한 자연재해와 2000~2019년에 발생한 자연재해의 수치를 비교해 발표했다. 2000~2019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7,348건의 주요 자연재해가 발생했고, 자연재해로 123만 명 사망과 40억 명 영향을 받았음. 이는 1980~1999년 발생한 자연재해 4,212건과 비교했을 때 2배가량 증가한 수치이다.
EU의 기후변화 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는 1940년 이후 기온 데이터를 발표하며 2023년 7월은 지난 12만 년 중에서 ‘가장 더웠다’고 이야기했다. 올해 들어 더위 관련 기록은 매달 새로 쓰이고 있다. 지난 6월도 1940년 관측 이래 가장 더운 6월이었다.

1.5.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감축 대응이 얼마나 부족한지)

◇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지만, 감축 대응이 매우 부족한 한국
GCP(글로벌 카본 프로젝트)에 따르면 한국은 2021년, 2022년 2년 연속 세계 10위 온실가스 배출국으로 지정되었다.
뉴클라이밋 연구소-기후변화 대응 지수 2023: 한국은 세계 10위에 달하는 온실가스 배출국이지만, 온실가스 감축 대응은 부족하다고 평가받는다. 뉴클라이밋 연구소의 기후변화 대응 지수 2023에 따르면 분석 나라 60개국 중 60위로 지정되었다. 세부 평가 항목을 보면 온실가스 감축(56위), 재생에너지(51위), 에너지 소비(60위)를 차지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에너지 소비 측면에서 ‘매우 저조함’ 평가를 받았다. 기후 정책은 50위를 차지했고, 기후정책의 측면에서 ‘저조함’ 평가를 받았다.

1.6. 한국은 기후위기에 얼마나 취약할까

◇ 적응 역량이 부족한 한국, 기후위기에 매우 취약
IPCC 6차 종합보고서는 2030년대 전반기에 산업화 대비 지구 평균온도가 1.5도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우리 대응에 따라서 2100년까지 1.5℃ 약간 아래로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지만, 앞으로 지구 온난화가 더 진행될 것을 고려해 완화(온실가스 감축)와 더불어 기후위험을 줄이기 위한 적응(기후변화 피해를 덜 받기 위해 바꿔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 강조되어 왔다.
기후위기로 인해 직접적으로 더 많은 영향을 받는 이들은 취약계층에 집중되고 있음. 가령, 2022년 8월 수도권에 발생한 폭우로 피해를 받았던 대부분은 주거 취약가구에 해당했음. 이들이 기후위기나 전환 과정에 적응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이 부족하기 때문. 따라서 ‘기후 적응’을 위해서는, 기후위기의 영향으로부터 어느 누구의 삶도 지켜질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안전망이 중요.
그러나, 기후위기 상황 속에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사업이나 노력은 오히려 찾기 어려운 상황. 공공차원의 사회안전망은 현저히 부족한 현실이었는데, 2015~17년 국가 재정의 부문별 지출 비중에서, 사회보장재정 지출 비중은 19.9%로 OECD 국가들 꼴찌(평균 32.5%의 60%) 수준이고, 보건재정지출비중도 최하위권을 기록.
이 와중에도, 코로나-19 시기 한국의 공공사회안전망에 대한 투자는 38.2%에 불과해, 동일 기간 OECD 국가평균 47.6%에 현저히 미달하여, IMF와 같은 재정확장에 대해 전통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쳐 온 국제기구마저도 한국의 재정확장을 권고하기도 했음.
한국환경연구원이 펴낸 기후변화 적응 정책 10년 보고서는 산림-생태계, 물관리 등 5개 분야에 걸쳐 기후변화 적응 태세를 분석했다. 미흡, 목표 미달, 부족 등의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