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원기
(강원도 삼척, 삼척석탄화력반투위 공동대표)
안녕하세요! 삼척석탄화력반투위 공동대표를 맡고있는 강원대학교 성원기 명예교수입니다.
대한민국 삼척에서는 기후위기 시대에 신규로 기후위기 주범인 석탄발전소를
짓고 있습니다.
삼척에 신규로 짓고있는 삼척블루파워를 왜 철회해야하는가?
첫째 신규석탄발전소 건설은 기후위기 시대에 지구에 대한 테러행위입니다. 대한민국이 테러국가가 될 수는 없습니다.
둘째 삼척석탄발전소 건설은 대한민국 국가재정에 대한 테러행위입니다.
85% 가동율 수익구조는 달성이 불가능합니다. 장기적으로 탄소중립을 위해 가동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이며 서해안 당진석탄화력 작년 가동율이 52%에 머물고 동해안 석탄발전소는 동해안 송전선로 용량부족으로 가동율 40%정도 예상되며
신한울2호기 완공에 따라 가동율이 더 떨어져 30%로 예측되는 상황으로 적자운영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적자운영은 국가재정의 압박요인이 됩니다.
셋째 삼척시내 주거밀집지역 주민들에 대한 테러입니다.
삼척시청을 포함하여 시내 주거밀집지역주민들은 현재에도 삼표시멘트 반경 3km와 동해GS화력 반경5km에 둘러쌓여 1급 발암물질에 2중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반경5km에 시내를 모두 포함하는 삼척블루파워를 가동한다는 것은 가혹함을 넘어 죽음의 가스실에 시민들을 밀어 넣는 테러행위입니다.
넷째 천혜의 국민휴양지 명사십리 맹방해변에 대한 테러행위입니다.
항만공사로 해변이 초토화되고 비단조개 등 바다생명이 학살되고 있습니다.
지금 삼척블루파워는 자신들의 귀책사유로 항만공사가 늦어졌음에도 하루에 400여회 석탄육상운송을 하며 동해 삼척지역 주민들에게 피해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삼척석탄화력반투위는
매일 탈탈탈 도보순례하며 오늘로 우체국앞에서 821일째 피켓시위를 하며 석탄화력 중단을 요구하고 있으며
1066일째 맹방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얼마나 더 많은 이유가 있어야 삼척석탄발전소 건설을 철회할 것입니까?
5만입법청원 국민이 요구합니다.
8월 17일 정의당 류호정의원 대표입법발의로 탈석탄법이 발의되어 산자위 법안소위에 상정되어 심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산자위 법안소위, 산자위 전체회의, 본회의 통과시켜 빨리 탈석탄법을 제정해야 합니다.
신규석탄발전소 건설하며 기후위기 대응한다고 억지 부릴 수는 없습니다.
국회가 법을 만들지 않으면 철회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국회는 탈석탄법을 제정할 의지가 없습니다.
국회를 움직여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915기후파업에서 외치고 923기후정의행진에 모여서 외치면 길이 됩니다.
내년 4월 총선을 기후총선으로 만들면 됩니다!
유권자 운동을 벌여야 합니다!
모든 국회의원 후보자는 탈기후위기를 공약하라!
내년 출마하는 현역의원은 탈석탄법 찬성으로 공약의 진정성을 보여라!
국회를 탈기후위기 의원으로 채우면 신규석탄화력 철회시키고 탈기후위기 로드맵 법제화하여 제대로 기후위기 대응하여 대한민국도 살리고
지구도 살릴 수 있습니다!
이번에 힘모아 국회를 제대로 바꿉시다!
우리는
'내년 4월 총선은 기후총선이다! 모든 국회의원 후보자는 탈기후위기를 공약하라!'라고 요구하고 유권자행동에 나설 것을 선언합니다!
국회는 탈석탄법 제정하라!
윤석열정부는 삼척석탄화력 즉각 철회하라!
고맙습니다!
2023. 9. 15
삼척석탄화력반투위
공동대표 성원기
박채윤
안녕하세요, 저는 하남에서 온 박채윤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학교에 가지 않고 삼척에 왔습니다. 3년간의 노력을 끝내 우리 앞을 가리고 있던 거품을 벗겨내면, ‘그곳은 잘 사는 우리’가 아닌 ‘두려움에 찬 우리’가 있을 겁니다. 우리는 분명 이사를 몇 번씩이나 하거나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집에서 두려움을 떤 채로, 기후 재난이 낳은 뜨겁고, 습하고, 추운 세상에서 열심히 폭염과 태풍, 한파 속을 거닐고 있을 테죠. 분명 어릴 때부터 대학만 가면 해결되니 나서는 행동은 자제하라고 배웠지만, 미성년자 졸업을 2년 반 앞둔 지금으로선 그 말을 신뢰할 수 없습니다. 근 몇 년째 좋은 기회로 제 생각과 의견을 공기관에 직접적으로 전달했지만 반영하기는커녕 기후위기를 가속하는 정책을 시행한 걸 보면 시민의 안전과 자본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 알 수 있었습니다.
9월 14일, 어제 세계기상기후는 2023 기후과학 합동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앞으로 5년 안에 역사상 가장 더운 한 해가 있을 가능성이 98%에 이르고 인류의 온실가스 배출 수준이 지금 이대로라면 이번 세기 안에 지구 온도를 산업화 이전보다 2.8도나 상승시킬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심지어 화석연료 사용을 감축해야 할 위기 상황임에도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높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세계 각국이 취하고 있는 완화정책으로는 부족하단 얘기입니다. 온실가스 배출을 여느 때보다 줄여야 할 상황이지만 2022년 석탄발전으로 인한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 주요 20개국(G20) 국가 중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긴커녕, 화력발전소 건설 등, 거꾸로 가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화력발전소는 기후위기를 악화하는 중요한 원인입니다. 그러나 원인을 알고도, 기후위기가 초래할 재난의 피해 규모를 알고 있어도 기업과 정부는 오직 자본적인 이윤을 추구합니다.
제가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 중에는 ‘통합사회’라는 고등학교 1학년 교과목이 있습니다. 교과서에서는 세계적인 환경오염의 피해를 다루고, 정부, 기업, 개인의 입장에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일을 소개합니다. 정부는 국제협약을 맺고 친환경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하고, 기업은 이에 맞는 친환경적인 원자재나 기술을 공급해야 하며, 개인은 환경단체 등, 여러 활동을 하면서 기업과 정부를 감시하고, 문제가 있다면 바로잡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개인이 기업과 정부의 무책임한 행동을 아무리 문제 삼아도 그들은 무시할 뿐입니다. 무시할수록 제 거품으로 가려진 나약하고 두려움에 떠는 저의 모습이 다가오기만 합니다. 비단 저만의 문제가 아닌, 정부와 기업의 구성원 역시 거품이 씻겨나가고 있습니다. 씻겨나갈 때마다 새로운 거품을 만들어 기후재난으로부터 회피하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숨을 곳이 없습니다. 지구 상 모든 생명은 들끓는 지구 속에서 파멸을 기다릴 뿐이니까요. 2023년 9월 15일, 저는 찬란한 파멸을 기다리는 정부와 기업에 이 편지를 전달합니다.
방민솔
전국에서 온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전에서 온 방민솔입니다.
저는 대학교에서 위로자전거라는 새활용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소모품을 생산하고, 유통하고, 폐기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온실기체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원은 큰 비율로, 화석연료입니다. 저와 친구들이 사부작사부작 쓰레기를 줍고, 쓰레기가 쓰레기가 되지 않도록 예술 작품을 만들고, 에너지가 낭비되지 않는 방향으로 새활용을 열심히 하는 동안에도, 어딘가에서는 계속해서 새로운 물건이 생산되고 버려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옷과 물건을 사는 사람들을 비난하고 싶지 않습니다. 유행에 맞지 않는 옷을 입으면 따돌림당하고, 오래된 차를 몰면 눈치 보이고, 새로 나온 핸드폰을 사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이 되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이제껏 우리 사회가 소모품을 계속 사고 버려야 하는 방향으로 성장해 왔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이런 사회, 바뀌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쓰레기 더미에 쌓인 뜨거운 지구에서 살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죽고 싶지도 않습니다. 이기적인 마음이지만, 아름다운 지구에서 마음껏 숨 쉬고 걷고 수영하며 오래오래 살고 싶습니다. 우리가 바꿀 수 있습니다. 우리가 행동하면 됩니다. 불필요한 소비를 촉진하는 사회에 외칩시다. 우리는 쓰레기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화석 연료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 모두 다양한 이유와 배경에서 이 자리에 모여있지만, 여기 있는 우리 모두가 화석 연료 시대의 종말을 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후 위기를 인식하고,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함께 뜻을 모으고 연대하여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 봅시다.
승호
[내일이 당당해질 때까지, 서울하늘 노래, 1분 52초]
이제 서로의 잠긴 목소리를 높이며
내일 일터의 노랠 부르자
갇힌 어깨너머 읊조리던 이야기들
얼어붙은 가슴을 녹이는
서로의 기쁨과 즐거운 웃음을 나누어
높이 하늘로 날려 보내자
얼어붙은 이 대지를 뚫고 피어난
삶의 노동의 소리를
깊은 어둠은 우리가 가리고픈
시린 눈물을 가려주지만
다시 일어서야 함을 일깨워주는
이 밤은 결코 길지 않아라
아무도 가를 수 없는 눈부심으로
떠오르는 저 태양처럼
더욱 찬란히 우리들의 생명의 꿈을
넓은 이 땅에 피워 올리자
도전한다는 멋진 미래들을 찾아서
그 누구도 상처받지 않고
다시 희망을 가지자는 노래를 찾아
가슴 속 깊은 자신감으로
[발언]
주어진 판을 깨뜨려라! 안녕하세요, 관악중앙몸짓패 골패의 승호라고 합니다. 방금 보여드린 몸짓은 ‘내일이 당당해질 때까지’라는 노래에 맞춘 몸짓입니다. 이렇게 골패는 민중가요에 맞추어 추는 춤인 ‘몸짓’으로 다양하고 교차하는 의제들에 연대하는 몸짓패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여름을 보내셨나요? 참 많은 일이 있었는데요, 제가 감각한 여름 중에서도 여기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폭염과 폭우, 기후위기입니다. 우리는 여름 속에서 살아남아 어느덧 가을을 맞이하게 되었고, 우리는 여기에 모였습니다. 이제 우리를 위한, 또 모두를 위한 세상을 바라고 외칠 차례입니다.
우리는 이미 기후위기를 감각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화력발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화석연료가 기후위기를 악화시킨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요. 지구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해,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전세계가 탈석탄, 탈화석연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오히려 화력연료를 늘리고 있습니다. 함께 기후위기에 맞서 화석연료 퇴출을 얘기합시다. 지구해방을 꿈꿔봅시다.
다음 노래는 ‘불나비’라는 노래인데요, 불을 찾아 해매는 불나비처럼 자유, 기쁨, 평등, 평화를 찾아나가자는 노래입니다. 노래 중간에 “친구여 가자 가자”라는 가사가 나오는데요, 가능하시다면 이때 “가자”를 함께 외쳐주시며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화석연료 시대에 종말을! 감사합니다!
[불나비, 최도은 노래, 1분 59초]
불을 찾아 헤매는 불나비처럼
밤이면 밤마다 자유 그리워
하얀 꽃들을 수레에 싣고
앞만 보고 걸어가는 우린 불나비
오 자유여
오 기쁨이여
오 평등이여
오 평화여
내 마음은 곧
터져버릴 것 같은 활화산이여
뛰는 맥박도 뜨거운 피도
모두 터져버릴 것 같아
친구야 가자 가자
자유 찾으러
다행히도 난 아직 젊은이라네
가시밭길 험난해도 나는 갈 테야
푸른 하늘 넓은 들을 찾아 갈 테야
푸른 하늘 넓은 들을 찾아 갈 테야
정주원
누구를 위해 에너지정책이 짜여져야 하나요? 지난 수십 년간을 돌아보면 하나는 분명합니다. ‘에너지가 누구를 위해 만들어져야 하는가의 답은 경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여러 기업 특히, 삼성, 포스코, SK, 두산중공업과 같은 곳들의 이익을 내기 위한 에너지 정책이 짜였습니다. 그 결과를 우리는 바로 이곳 삼척에서,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매일매일 마주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게 지금, 다시 한번 에너지정책은 ’어떤 기업 하나를‘ 위해 짜여지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삼성전자가 300조를 투자해서 ’용인에 건설될 예정인 ‘용인반도체클러스터’를 위해 에너지를 끌어모을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이유는 이 반도체 산업단지가 운영되기 위해서는 매일 10GW의 전기가 더 필요합니다. 삼척발전소가 2GW정도 되니까 삼척석탄발전소 만한 발전소가 5개나 더 필요한 셈입니다. 이렇게 많은 에너지를 충당하기 위해, 정부는 모든 에너지 정책 전반을 ‘삼성전자’를 위해 투입하려고 합니다.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사업을 하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문닫아야 하는 삼척블루파워 석탄발전소를 비롯한 각종 석탄발전 사업과 핵발전 사업은 추진될 것입니다. 정부가 삼성을 위해 경기도에 6기의 가스발전소를 새로 짓고, 삼척블루파워 석탄화력발전소와 강릉안인 석탄화력발전소, 동해안에 새로 짓는 원전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모두 끌어온다고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이 반도체 산업’을 위한 계획은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앗아가려 합니다.
얼마 전 난방비가 오르면서 지난 겨울, 제가 아는 한 친구는 오른 난방비를 감당하지 못해 밸브를 잠그고, 물을 데워 끌어안고 자야 했습니다.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사업을 하기 위해서, 송전망의 민영화가 추진되어 우리가 최소한 추워죽고, 더워죽지 않을 수 있는 에너지 안전망은 무너질 것입니다. 정부가 삼성을 위해, 재생에너지가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는 전라남도 완도에서부터 경기도까지 송전망을 건설하려 하는데, 이것을 민간 기업이 추진하게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에너지 정책은 반드시 누가 이익을 보면, 누군가는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에너지 정책은 삼성전자가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해 짜여져야만 합니다. 그리고 그럴 때만이 우리 모두 뿐만이 아니라, 반도체 산업과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애플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 회사로부터는 아무 것도 사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애플만일까요? BMW는 2018년부터 배터리 공급사에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삼성SDI가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데 한국에선 조건을 맞출 수가 없어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해외 공장에서 만든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20년 동안, 삼성전자는 한국에 반도체 팹 5개를 짓고, 미국에 반도체 팹 11개를 지을 예정입니다. 삼성전자가 투자금이 부족하게 된다면, 수출의 20%를 담당한다는, 그래서 그렇게 중요하다는 반도체 기업들은 한국을 포기할 것임이 분명합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반도체사업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를 다룬 국가 계획에 ‘RE100’ 등의 글로벌 기후변화 규제에 대해서는,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한 줄만을 남기고 있습니다. 그 외교적인 계획이 바로 ‘윤석열 정부가 내건 CF100입니다. CF100은 재생에너지외에도 원전·수소/암모니아·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잡는 기술인 CCS 등으로 생산한 전기를 사용해 탄소배출을 줄이면 된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암모니아나 수소, CCS와 같은 기술은 석탄발전소나 가스발전소를 그대로 사용하려는 기술입니다. 그런데, 이미 델이나 애플과 같은 많은 IT 기업들이 RE100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인데, CF100을 외교적으로 확산시키면 가능합니까?
에너지 정책은 삼성전자가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해 짜여져야만 합니다. 그 시작은 삼척신규석탄발전소를 비롯한 여러 화석연료 계획을 중단하고, 우리 모두를 위한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를 위해 에너지 정책이 쓰여질 때, 우리 모두, 심지어 기업들까지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보림
더 이상의 석탄발전소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정부가, 언론이, 기업이 나서서 전기가 부족하다고 합니다. 전기요금을 인상하고 새로운 석탄발전소를 계속 짓는 것이 해법이라고 말합니다. 다 우리를 위해서 필요한 현실적 방안이라고 주장합니다. 주장은 주장일 뿐 당연히 사실이 아닙니다. 그저 공공의 영역을 제대로 커버하지도 못하는 주제에 기업한테 돈만 퍼주다가 난 적자 메꾸겠다고 시민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이는 작년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결과를 가져왔고 지금도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의 공과금을 올리고 있습니다.
신규 석탄발전소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발전소가 우리에게 필요할까요? 절대 아닙니다. 이 기후위기 시대에 제대로 상식이 박힌 사람이라면 신규 석탄발전소에 의문을 품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런데도 기업이 석탄발전소를 짓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경제성이 있든 없든 무조건 정부가 세금으로 메꿔주기 때문입니다. 필요하지도 않은 전기를 사주게 된 상식 밖의 구조라 기업에게는 이만큼 안정적인 수입이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필요없는 전기를 구매하느라 적자가 나고 그래서 전기료를 올리고 기후위기는 악화되는 환장의 콤보가 탄생하는 것입니다.
어차피 자본집약적 구조에서 도시와 지방은 갑을관계가 명확합니다. 도시를 유지시키기 위한 시설로 지역을 이용할 뿐 그 어디에도 지역의 존속은 고려사항이 아닙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원이 도처시에 밀집되어 있는 국내 특성 상 그건 너무 당연한 일입니다. 특별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당연함으로 받아들입니다. 으레 말하는 지역소멸을 막는다거나 지역 활성화 따위가 사실 불가능하다는 것도 당연한 사실일 뿐입니다. 발전소가 어떻게 지역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까요. 지역 활성화는 발전소와 자원의 유입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교통인프라를 활성화하고 지역 간의 연결을 통해 소외되지 않는 것이 지방소멸을 막는 가장 기초적인 단계입니다. 지역에 석탄발전소가 없다고 해서 망하지 않습니다. 지역 산업으로 발전소가 있는 곳은 그저 전기생산으로서의 종속적 역할을 할 뿐, 지역 자체로서 기능하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다 정치의 무능이고 우리의 업보입니다. 공공의 자원을 기업의 사적 이익을 채워주는데 사용하는 것을 눈뜨고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도로를 사용하는 것, 해변을 개발하는 것, 항로를 이용하는 것, 발전소를 가동하는 것 모두 공공 자원입니다. 기업이 돈을 투자하여 짓는다고 해서 그게 본인들의 힘만으로 가능할 리 없습니다. 전부 공적 자원을 사용한 것이고 그 결과는 공공의 이익이 되어야 하는 게 올바른 상식입니다. 그런데 저 석탄발전소는 우리 모두에게 해롭기만 합니다. 이익이 어디에도 없습니다. 공공 자원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취하는 사례가 저 석탄발전소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저 발전소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더 이상의 신규 석탄발전소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정말로 지역이 잘 되길 바란다면 발전소가 아니라 공공성의 강화가 필요합니다. 석탄발전소가 있는 지역으로 선을 긋고 지방으로 분리하는 게 아니라 단절되지 않고 소외되지 않도록 연결되는 교통과 인프라, 정책이 필요합니다. 정말로 지역이 살아남길 바란다면 도시에 종속되어 살아가는 방법이 아니라 지역 그 자체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발전소 하나 지어준다고 지역이 살아난다는 건 그냥 쉬운 생색입니다. 지역에 공항이 생기면 지역소멸을 막을 수 있다는 영양가 없는 논리와 다르지 않습니다. 언제까지고 이런 허술한 변명을 들어주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에게 석탄발전소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멈출 수 있을 때 멈춰야 합니다. 이익만 얻고 발을 빼면 그만인 문제가 아닙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지역소멸과 사회 시스템의 붕괴 속에서 기업이라고, 권력이 있다고 해서 온전히 살아남을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삼척 석탄발전소는 많은 당사자의 반대 속에서 꿋꿋하게 강행되어 왔습니다. 지역 주민의 반대는 기업의 입장에서 그리 중요한 게 아닙니다. 단지 얼마나 수익을 얻을 수 있느냐의 계산이 결정의 모든 지표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은 많지 않습니다. 기업에 호소하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요구해야 합니다. 공적 자원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취하는 기업을 봐주어서는 안 됩니다. 공공자원은 지역에만 해당하지 않습니다. 모든 곳에서 우리의 필수적인 공적 자원을 이용하여 이익을 취해온 민영화는 최근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그 영역을 나날이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지역이 살아남는 과정에 발전소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도시와 지역을 단절하는 발전소는 그 누구에게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아직 멈출 수 있을 때, 멈추라고 말려주는 사람이 있을 때 기회를 잡으셔야 합니다. 석탄 발전소는 꺼져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김서경 (마무리발언)
우리는 막연히 좋은 세상을 바라는 게 아닙니다.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안전할 수 있는 방법을 바랍니다.
좋다고 이것저것 다 요구하기에는 시간도 여력도 없습니다. 그래서 선택과 집중을 했고 오늘 삼척에 왔습니다. 가장 명확하고 확실한 저 삼척 블루파워. 우리나라의 마지막 석탄발전소가 될 예정인 저 발전소 하나를 막기 위해 여기 있습니다.
기후위기는 단순한 문제도 아니고 발전소 하나 사라진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도 아닙니다. 그러나 석탄발전소가 사라져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는 건 분명합니다.
따지고 보면 삼척에 온 것에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닙니다. 우리가 여기 왔다고 해서 무언가 변할 거라고 기대한 건 아닙니다. 모든 기후파업이 그랬습니다. 변화를 바라지만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모순적이지만 낙관론을 펼칠 수는 없었습니다. 활동가라는 이름을 달고 기후위기가 심각하다고 이야기를 한 지가 벌써 3년인데 그 동안 우리는 기후위기를 조금도 막지 못했으니까요. 우리의 행동이 의미 있었다고 뿌듯해하고 넘어가기에는 해결된 게 없습니다. 여전히 우리는 1.5도를 넘기기 위해 착실히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고 전 세계에 역행하듯 새로운 석탄발전소를 짓고 있으며 매년 강해지는 재난에 속수무책으로 쓸려나가고 있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고자 용산에 모였던 작년 9월 23일 이후로도 기후위기는 나빠지기만 했습니다. 우리는 수직적 권력관계 안에서 거대한 권력집단을 설득해야 했습니다. 우리가 가진 힘은 너무 작고 그 수도 쉽사리 커지지 않았습니다. 무작정 수를 늘릴 수는 있지만 제대로된 방향이 아니라면 속도는 의미없음을 알고 있습니다.
수차례의 기후파업을 거치며 기후위기의 해결이 아니라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는 사회를 외치게 되었습니다. 온실가스를 직접적으로 줄이며 기후위기의 시대에 적응을 말하게 되었습니다. 정의로운 전환의 구체적인 상을 고민하고 막연한 사회적 안전망의 실체에 다가가고자 했습니다. 모든 것이 명쾌하진 않아도 우리는 조금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지역에 있는 발전소가 더 이상 특정 지역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할 수 있었고 공공의 재생에너지와 공공성 강화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세상은 변화할 겁니다. 단지 의미있었다고 박수치고 끝나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자기만족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후위기 해결이라는 말을 할 수 있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할 수 있는 것이 아직도 남았기 때문에. 우리가 멈추지 않는 한 우리의 행동은 변화를 실체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해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매끄럽지 못하고 어딘가 엉성하지만 늘 함께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는 행동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화석연료 시대의 종말이 현실성이 없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전합니다. 당신들의 현실은 무엇인가요? 기후위기 앞에서 타협으로 이루어진 대응이 당신의 현실인가요? 우리는 어려워도 급격한 변화를 향할 것입니다. 기후재난으로 맞이할 미래보다는 훨씬 더 현실성이 있을 테니까요. 우리는 화석연료 시대를 졸업하고 일상을 지키기 위해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