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화석연료를 여전히 활용하려는 정부와 기업
◇ 석탄발전 상한제 무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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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석탄발전소를 폐쇄하는 대신, 석탄 발전 상한제를 도입하여, 발전소는 그대로 두고 석탄 발전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탈석탄(혹은 발전소 폐쇄)을 하지 않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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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에너지 위기로 연료비(특히 LNG 가격)가 올라, 전기요금이 오르고 한국전력 적자 부담이 커지게 되자, 한국전력은 비싼 LNG 대신 석탄 발전을 더 사용하여, 연료비를 절감하겠다는 이유로, 석탄 발전 상한제는 제대로 운영되지 않게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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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석탄발전소를 폐쇄’하지 않는 한, 언제든 다시 석탄 발전을 운영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지금도 온실가스 배출량은 더 늘어나는 상황이 발생. (석탄의 온실가스 배출이 LNG보다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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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은 작년 기준 LNG 발전량의 약 8%인 12.8T Wh를 석탄 발전으로 대체할 계획인데, 문제는 이는 900MW급 석탄발전소를 하나 더 건설한 것과 같은 수준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 남아도는 LNG에도 추가로 지어지는 LNG 터미널과 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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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운영 중인 가스발전소조차도, 이용률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평균 30~40%에 불과하여, 10일 중에 3~4일만 가동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정부와 여러 기업들은 LNG 발전소를 짓고, LNG를 수입하여 보관하는 시설인 LNG터미널을 추가로 건설하고 있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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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는 이미 LNG터미널이 8개 있지만, 7개가 넘는 LNG 건설사업들이 진행중에 있고, 석탄발전소를 28기를 폐쇄하는 대신, LNG발전소로 대체, 전환해 건설하는 등 이미 남아도는 상황에서도 LNG발전소와 터미널이 지속적으로 지어질 것
◇ 용인반도체클러스터 - 신규 석탄, LNG발전소는 기업의 이익을 위해 건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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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화석연료 퇴출 외면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사업. 삼성전자가 2042년까지 300조 원을, SK하이닉스가 150조 원을 각각 투자할 계획인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과 200여 개의 반도체 팹리스·소재·부품·장비·기업들이 순차적으로 들어서 2030년 말부터 가동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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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핵심 과제는 ‘안정적인 전력공급’이다. 반도체 클러스터의 일간 전력수요는 2029년 0.4GW를 시작으로 점차 증가해 2042년 이후 총 7GW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단 조성과 기업투자가 마무리되는 2050년 전력 수요는 10GW 이상일 것으로 관측된다. 일간 10GW가 필요하다는 말은 수도권 역대 최대 전력 수요량의 4분의 1 수준의 전기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도체 공장의 특성상 전력공급은 365일, 24시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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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RE100을 선언했지만, 전력공급 로드맵상 ‘재생에너지’는 우선순위가 아니다. 그 대신, 화석연료 발전소를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해 내세우고 있다. 이 사업만을 위해 LNG발전소 6기를 추가로 건설할 예정이며, 이에 더해, 삼척블루파워나 강릉안인 같은 신규 석탄화력발전 사업이나 신한울 원전과 같은 신규 원전 사업을 계속 추진하게 하는 주요한 근거도 되는 셈이다.
용어 설명
RE100: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다. RE100에 참여하는 기업이 2050년까지 사용전력량의 100%를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조달하겠다는 자발적 약속이다. 국제 비영리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The Climate Group)’이 2014년에 시작했다. 한국 기업 중 RE100에 참여한 곳은 삼성전자, SK그룹, 현대, 네이버, 롯데 등이 있다.